골프와 詩 / 호월
흰 호두알 공 쫓아다니느라
온 종일 피곤
온갖 욕설과 저주로 분풀이하며
땡볕에서 땀 흘리고 엄청 고생했는데도,
다음날 또 아침부터 기어 나와
죽어라 시간 허비하며 돈 쓰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.
쓰레기통을 대문 밖에 내 놓으라면
귀찮고 피곤하다며 부인에게 불평하면서
골프 치는 것은 힘들지도, 고생도 안 되는지.
그렇다고 이놈의 골프라는 게
마음먹은 대로 되어 주기나 하나?
만날 될 것 같이 꼬시기만 하여
혹시나 하고 나가면 역시나…….
약만 잔뜩 올리고는 결국 배신 때리니.
詩도 똑같다.
중독성이 있는 사기 상술이다.
달콤한 꼬임에 빠져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덫이다.
어설피 건드릴 것이 못 된다.
재수 없게 잘못 발 들여 놓으면
뭔지도 모르는 그 팬텀(phantom) 한 줄 잡으려고
생계는 제쳐놓고 온통 정신 팔려 밤새 고민이나 하고
잘해야 평생 어설픈 습작이나 쓰는
혹은 그나마도 못 써 안달이 난
나사 빠진 바보 멍청이가 된다.
멍청이를 생산하는 골프와 시는 닮은꼴이다.
[자료출처/호월의 습작시 블로그,호월님의 작품]
출처 : 행복한 골프 연구소
글쓴이 : 한사부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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